그는 얼굴을 붉혔다.

그러자 웬지 모르게 나는 또다시 야릇한 슬픔이 솟구쳤다. 그런데도 한 가지 의문이 떠올랐다.

"그럼 일주일 전 내가 너를 알게 된 날 아침에 사람 사는 고장에서 수천 마일 떨어진 여기서 네가 혼자 걷고 있었던 것은 우연이 아니구나. 떨어진 지점으로 돌아가고 있었니?"

어린 왕자는 다시 얼굴을 붉혔다.

그래서 머뭇거리며 나는 말을 이었다.

"아마 일년이 다 되었기 때문에 그런 거겠지?......"

어린 왕자는 또 얼굴을 붉혔다. 그는 묻는 말에 결코 대답하진 않았으나 얼굴을 붉힌다는 것은 그렇다는 뜻이 아닌가?

"아! 난 두려워져"

그런데 그는 이렇게 대답하는 것이었다.

"아저씨는 이제 일을 해야 해. 아저씨 기계로 돌아가. 난 여기서 아저씨를 기다리고 있을테니 내일 저녁에 돌아와......"

하지만 나는 안심이 되지 않았다. 여우 생각이 났다. 길들여졌을 때 좀 울게 될 염려가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