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물 옆에는 거의 무너진 낡은
돌담이 있었다. 다음 날 저녁, 일을 마치고 돌아오면서 보니 어린
왕자가 그 위에 걸터 앉아 다리를 늘어뜨리고 있었다. 그리고 이런
말을 하는게 들렸다.
"생각나지 않니? 정확히
여기는 아니야!"
그가 다시 대꾸를 하는 걸로 미루어
또 다른 목소리가 그에게 대답하는 듯 했다.
"아니야, 아니야. 날짜는
맞지만 장소는 여기가 아니야......"
나는 담벽을 향해서 걸어갔다.
보이는 것도 들리는 것도 없는데도 어린 왕자는 다시 대꾸를 하고
있었다.
"......물론이지. 모래 위의
내 발자국이 어디서 시작되었는지 가서 봐. 거기서 날 기다리면
돼. 오늘밤 그리로 갈께."
나는 담벽에서 20미터쯤 떨어져
있었는데 여전히 아무것도 눈에 띄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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