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린 왕자는
잠시 침묵을 지키다가 다시 말을 이었다.
"네 독은 좋은 거니? 틀림없이
날 오랫동안 아프게 하지 않을 자신이 있지?"
나는 가슴이 두근거려 우뚝 멈춰섰다.
아무래도 무슨 이야기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그럼 이제 가봐. 내려갈테야."
그제서야 나도 담밑을 내려다보고는
기겁을 하고 말았다! 거기에는 삼심 초만에 사람을 죽일 수 있는
저 노란 뱀 하나가 어린 왕자를 향해 몸을 꼿꼿이 세우고 있지 않은가.
나는 권총을 꺼내려고 주머니를 뒤지며 막 뛰어갔다. 그러나 내
발자국 소리에 뱀은 모래 속으로 스르르 물줄기가 잦아들 듯 미끄러져
들어가더니 가벼운 금속성 소리를 내며 돌들 사이로 조금도 허둥대지
않고 교묘히 몸을 감추어 버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