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돌담 밑에 이르러 눈처럼 새하얗게 창백해진 나의 어린 왕자를 간신히 품에 받아 안을 수 있었다.

"이게 도대체 무슨 짓이지? 이젠 뱀들과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나는 그가 늘 목에 두르고 있는 그 금빛 머플러를 풀렀다. 관자놀이에 물을 적시고 물을 마시게 했다. 그러나 이제는 그에게 무어라 물어볼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는 나른 진지한 빛으로 바라보더니 내 목에 두 팔을 감았다. 카빈 총에 맞아 죽어가는 새처럼 그의 가슴이 뛰는 것이 느껴졌다.

"아저씨가 고장난 기계를 고치게 되어서 기뻐. 아저씬 이제 집에 돌아가게 됐지......"

"그걸 어떻게 알지?"

천만 뜻밖에 기계를 고치는 데 성공했다는 걸 그에게 알리려던 참이 아니었던가!

그는 내 물음에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이렇게 덧붙였다.

"나도 오늘 집으로 돌아가......"

그러더니 쓸쓸히,

"그건 훨씬 더 멀고...... 훨씬 더 어려워......"